오늘(6월 11일) 새벽 밀양에서전해오는 뉴스는 다급했다.
몇 일전, 밀양시는 765kv 송전탑 건설 사업을 위해
마지막까지 남아 반대하던 주민들의 농성장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동이 트기 시작하는 때에 대규모의 병력이 들이닥쳐 할머니들이 묵고 있었던 움막을 철거하고,
철거 과정 중에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내년 준공 예정인 원자력 발전소 신고리 3, 4호기의 생산 전력을 송전하기 위해서는
공사를 서두를 수 밖에 없다고 정부와 한전은 이야기 한다.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한전 부사장은
“(UAE로의 수출)원전을 수주할 때 신고리 3호기가 참고 모델이 되었기 때문에 꼭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외와의 원전 계약이 송전탑 건설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된다.
사람보다 돈이 먼저라는 것이 아니냐." 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반대하는 몇 사람들 때문에 그 큰 공사를 물러야 하나?"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송전탑은 밀양만의 문제가아니다. 전기는 밀양을 가로질러 수도권으로 흘러간다.
내책상 위의 불을 켜고, 핸드폰을 충전하는데도 쓰일 것이다.
또한, UAE와 국익이 얽혀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밀양의 어르신들이 지금 사지가 들려 천막에서 강제로 ‘집행’을 당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개개인의 이야기이자, 국가차원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밀양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개발에 따른 인권침해의 양상을 가지고 있기에,
국제사회에서도주목하고 있는 인권문제이다.
흔히 개발 문제에 관련된 갈등을 접할 때 “보상이 충분히 없었나?” 라고 경제적 권리에 대한 생각은 하지만
참여적 의사결정이 현지 주민들의 기본 권리임은 덜 중요시 하곤 한다.
참여적 이라 함은 단순하게 참여의 기회만 부여해서는 안 된다.
과정은 투명했는지,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는지, 의무 주체는 책무성을 가지고 과정에 임하는지,
그리고 참여에 차별적인 점은 없었는지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
작년 5월에 한국을 방문한 유엔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 마가렛세카키야는
공권력의 심각한 인권탄압에 대해 우려하며, 인권보호를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함을 요청했다.
또한 아시아인권위, 포럼아시아, 국제인권연맹,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단체는 밀양의 인권침해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9년전 처음 이 사업의 사전 협의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인 주민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충분한 고지가 없었다고 지적한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모두 주민들이 송전탑의 영향, 위험에 대해 알 권리를 보장 받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답변은 공사 강행이었다.
할머니들이 몸에 사슬을 감고 버티던 조그마한 농성장에 수 많은 경찰들이 누구하나 드나들 틈 없이 달려들어 떼어내던 광경으로 말이다.
농성장에 찾아온 이들에게 팔십세 박할머니는 심정을 담은 전단을 나누어 주셨다.
전단에는 그 동안 겪은 침묵과 무시에 대한 억울함, 억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세상이 무정하다 하시며 “하나님, 부처님, 산신령님도와주소서.” 라고 말씀하시는 할머님의 글을 읽으며
우리가 하나님 부천님 산신령님을 대신해 도와야 하는 사람들이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한국 사회는 밀양에서 벌어진 지난 9년간의 일들을
지역사회 주민들의 권리가 무시된, 개발을 앞세운 사례로 기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권리보유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함께 해야 하는 일들이 우리에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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